[罪와 말]
副題 : 법정에 쏟아진 말들, 그 속에 숨겨진 범죄의 흔적
송영훈, 박희원 공저. 북플렛, 2024년 12월, 볼륨 338쪽

병원에 입원중입니다. 건강검진중 위에서 발견된 종양 제거를 위해 어제 입원해, 오늘 오전 일찍 수술실 다녀왔습니다. 어제 자정부터 물 포함한 금식이 수술후 48시간 이어지는 중입니다. 물 마시지 못해 갈증이 있지만 의사쌤 엄명이니 따를 수 밖에요.
입원하면 책도 많이 읽고, 걷기운동도 좀 하고, 공부도 좀 하고 이것저것 할 수 있을게 많으리라는 생각은 산산조각 났습니다. 양 팔에 정맥주사관 다 연결해 놓으니 화장실 가는 것도 불편하네요.
송영훈 님과 박희원 님은 CBS기자입니다. 사회부 소속으로 법조출입 기자입니다. 추천사를 써준 조국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법조기자 시각으로 법정에 등장하는 피고인, 검사, 판사, 변호사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재판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 속살을 볼 수 있다 "는 의견에 동감합니다. 전에 판사, 변호사, 검사가 쓴 책은 읽어봤지만, 법조기자의 시각은 일반인의 시각을 포함하고 있어 훨씬 더 풍성하네요.
총 3부로 구성되었습니다. 1部는 '살인의 말'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서우교통공사 동기를 살해한 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 전주환, 이별에 앙심을 품고 여친집에 침입해 여친 모친을 보복살해한 이석준 의 법정 공방사례가 나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둘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어 복역중입니다.
4개월 유아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23세 젊은 엄마 사연도 접하게 됩니다. 읽다 가장 안타까웠던 사건은 배우자 간병살인 사건의 피고인인 남편 사연이였는데요. 법원에선 징역4년의 유죄를 선고했네요. 안락사가 합법화 되지 않은 현상태에서 향후 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 살해 현장들을 접했는데 리얼한 묘사에 사실 처음엔 섬듯한 느낌에 책에 대한 반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2部는 '단죄의 말'로 수 많은 전세 세입자들의 삶을 앗아간 빌라왕 전세사기사건, 2021년 공군 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에 개입해 재판을 받은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 사건, 부장검사의 갑질에 33살의 나이에 자살한 故 김홍영 검사 사건 등을 살펴봅니다. 처벌 필요성은 있지만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로 무죄가 된 법무실장 사건이나, 자살후 7년만에 유죄가 인정되어 징역 8개월에 법정구속을 당한 김대현 부장검사의 모습을 접하면서 답답함이 느껴지더군요.
이 외에도 은행권 횡령사건, 자동차 급발진 사고, 장애인콜택시 이용거부, 할머니의 친손녀 친자입양 등 우리가 관심 가져야할 사건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습니다.
3部는 '국가의 말' 이라는 제목으로 국가손해배상책임을 구하는게 너무나도 어렵다는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친조칸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 문제, 유명 성형외과의를 대신한 쉐도우 닥터의 유령성형수술, 관악산 등산로에서 여교사를 살해한 최윤종(무기 확정) 사건과 관련해 살펴본 국선변호인 문제 등 도 관심가는 내용이였습니다.
조주빈 일당에 의해 개정된 일명 'N번방法'이 재석의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된 뒤, 책임원칙과 형벌개별화의 원칙에 반한다며 3년만에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은 다소 충격적입니디. 더불어 한정위헌을 둘러싼 대법원과 헌법재판소 간 한치도 서로 물러설 수 없는 파워게임도 접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살면서 경험해보고싶지 않은 곳중 하나가 법원이지요. 해당 내용은 민사가 아닌 형사재판만운 다루고 있습니다만 법정도 사람사는 곳이다보니 각양각색의 민낯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티비 보는 것도 그닥, NC야구장 구조물 낙하사고로 피해자분이 돌아가신 오늘 프로야구 全경기가 취소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할 수 있는게 독서뿐인듯 합니다.
저녁식사 시간인데 금식이라 옆 환자분 식사하는 모습 지켜보는것도 곤혹이네요. 우리 모두 아프지 맙시다.
올해 26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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