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알기 전에는 詩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류시화, 수오서재, 2024년 11월, 볼륨 187쪽.

류시화 님의 新刊 詩集 입니다. 움츠러드는 겨울이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호빵과 같은 9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당신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
<당신을 알기 전에는 시 없이도 잘 지냈습니다>中
지인에게 선물하려고 산 詩集입니다. 오늘 오전 택배로 도착한 책인데, 궁금증에 못 이겨 먼저 읽게 되었네요.
알고리즘이라 하나요? 인터넷 서점에서 이것 저것 검색하고 구입하다 보니, 신간 예약판매 한다고 급기야 문자가 날아와 인지하게 된 책입니다. 시집보단 산문집을 선호하지만, 읽으면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류 시인님 책 이기에 주저 없이 구입했습니다.
“첫 문장은 시인이 쓰지만 그 뒤의 문장은 읽는 이들의 마음으로 써 내려간다”거나, “백 사람이 읽는 한 편의 시보다, 한 사람이 백 번 읽는 시를 써라”는 문장이 눈길을 사로 잡습니다. “고독의 최소 단위는 혼자가 아니라 둘이다”는 문장에도 밑줄 긋게 됩니다.
93편의 詩중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와 <세계가 그대를 고독하게 만들 때> 두 편의 시가 마음에 듭니다.
뒷부분에 실린 이문재 시인의 해설이 읽는 재미를 더하는데요. 데이비드 소로의 [윌든]에 실린 오두막집에 있는 세 개의 의자 이야기를 인용합니다. 하나는 고독을 즐기기 위한 의자로 자기 省察을 하기 위한 의자입니다. 다른 하나는 친구를 위한 것으로 타인과의 관계, 友愛를 위한 의자입니다. 마지막 세번째 의자는 交際를 위한 것으로 사람이나 생명체뿐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물을 위한, 세상을 환대하기 위해 마련된 의자라 해석합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세 편의 詩가 필요하다 말하는데요. 첫째, 지금 여기의 나를 위한 시, 둘째, 사랑하는 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셋째, 세상 사람들과 함께 읽고 싶은 시라며, 이 세 가지가 골고루 들어있는 시집이 바로 이 시집이라 이야기 하는데, 이 말에 격하게 공감하게 되네요. 쓰는 사람은 한 사람이지만, 해석과 느낌은 읽는 사람의 수 만큼 많은 게 詩 라네요.
추위에 웅크려지는 몸과 마음을 훈훈하게 데울 수 있는 시집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8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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