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년을 같이 살고있는 반려견 세짱이가 갑자기 아파 금요일 동물병원에서 긴급수술을 받았습니다. 탈장으로인한 신부전에 요독증.
마취후 네시간 반만에 수술실에서 나오는 큰 수술을 받았는데요. 너무 아픈지 사료도 먹지않다 면회시 좋아하는 북어포랑 고구마 삶은걸 줬더니 보호자인 절 보고 나름 안심이 되었는지 조금씩 잘 먹네요. 안아프게 건강히 잘 살아야하는데...
짠하기도 하고 왕성한 회복력에 그나마 위안을 갖습니다. 수술비만 200만원. 하루 입원비가 15만원 정도인데요. 웬만한 병원 1인실 비용이라 예상은 했었지만 깜 놀랬습니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김혜남, 메이븐, 2022년11월, 볼륨279쪽.
1959년생 정신분석 전문의십니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등 열 권의 책을 내신 분이시구요. 2001년 마흔 세살의 나이로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상태가 계속 안좋아지다보니 2014년1월 진료를 접으셨네요.
이 책은 2015년에 나온 [오늘 내가 사는게 재미있는 이유]가 10만부 판매를 달성, 기념 스페셜 에디션으로 일부 내용을 다시 써 2022년말 재출간된 책입니다.
십만권 판매라니 대단하네요. 요즘엔 사람들이 책을 예전보다 더 안읽는데요. 그래선지 초판 1쇄후 재쇄를 찍는 경우가 드물다고하던데 아뭏든 대단합니다.
지난주 한양대 교육공학과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교수님께서 라디오 대담프로에 나와 책을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시더군요. 하나는 '머리로 읽는 책'으로 논리적인 설명으로 사람을 이해시키려는 책과. 경험을 바탕으로 마음을 동하게하는 '가슴으로 읽는 책'으로요.
읽어보니 이 책은 가슴으로 읽는 책이에요.
올해로 23년째 파킨슨병과 투병중이신데요.
30년 동안 정신분석 전문의로 일하며 깨달은 인생의 비밀을 차분하게 이야기 하십니다.
1장에서는
완벽한 때는 결코 오지 않는법이라며 준비가 좀 덜 되어있더래도 가면서 채우고, 그 모든 순간이 결정적 순간임을 말씀하세요. 더불어 한 발짝만 내디어 보라는 용기내기를 제안하시구요.
2장에선 환자들에게 못했던, 그렇지만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담고있는데요.
울고 싶을 땐 울어라. 사랑하는 사람을 함부로 치유하려 마라. 왜냐하면 치유는 불가하며, 대신 그저 사랑해주고 기다려주라 하시네요.
3장에선 투병중임에도 유쾌하게 살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병이 스승이였다"는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구요.
4장은 2015년에 실렸던 부분을 삭제하고 다시 쓰셨는데요. 마흔살에 알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에 대해서 말하세요.
나이듦을 받아들이는 태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며, 부부간에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알 수 없으니 대화가 필요하다. 좋은 부모가 되려 너무 애쓰지 말라고도 하시구요.
마지막 5장에선 인생을 다시 살 순 없지만, 만약 다시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십니다. 나이듦을 두려워하지 않고, 더 사랑하고, 힘든 때 일수록 유머를 잃지 않겠다는 이야기들을 말이죠.
진료를 접은 후에도 다섯권의 책으로 독자분들을 만나오셨는데요. 아파본 사람은 아픈 사람의 입장을 알잖아요. 그래선지 위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머리로 이해하는게 아닌 가슴으로 울림이 오는거 같네요.
반려견 세짱이는 오늘로 수술후 입원 나흘째입니다. 원장쌤 말씀으론 내일 혈액검사를 다시 해보고 수치가 낮아지면 퇴원 가능할거 라는데요. 갑자기 동반견이 없어져버린 13살 짱구가 몇일째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인데, 세짱이 돌아오면 무척 반길거 같습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입니다. 출근길 다리는 무거우셨겠지만 힘들 내시고 또 이번 한 주 힘차게 달려보시게요.
올해 103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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