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신자들(The True Believer)]
副題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이민아 飜譯, 궁리, 2011년 9월(原著는 1951), 볼륨 241쪽.

‘길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미국의 사회철학자입니다. 얼마전 그의 자서전 [에릭 호퍼, 길 위의 철학자]를 접하고 급 관심이 생긴 인물입니다. 이 책은 그의 첫 번째 저서로, 그에게 엄청난 명성을 안겨준 책입니다. 70여년 전인 1951년에 나왔으니, 제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이 황폐화 된 직후에 나온 저술입니다. 오래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집단 동일시에 관한 사회심리학 연구서로, 지금에도 테러리스트와 자살 폭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지침서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책 분량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만 내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선 몇 가지 의미를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書名인 ‘맹신자’는 사전적 의미로 “종교나 이론, 원리 따위를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입니다. 유사한 개념으로 ‘광신자’가 있는데 “광신자는 신앙이나 사상 따위를 이성을 잃고 믿는 사람”입니다. 책에서 사용하는 광신자의 의미는 사전적 의미와는 다소 다름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뒤에서 다시 설명). ‘대중운동’은 종교운동, 사회혁명운동, 민족운동 등 모든 운동을 아우르는 의미이며, 정체된 사회를 각성시키고 혁신하는 요인이 됩니다.
서문에서는 모든 대중운동은 지지자들에게 기꺼이 1) 목숨을 바치려는 의지(자기희생 의지)와 2) 단결된 행동 성향이 공통분모임을 밝힙니다. 책을 쓴 목적에 대해서 “일절 시시비비를 가름하지 않으며, 好惡를 밝히지 않고 ‘단지 說明’하고자 한다”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총 4部 구성입니다. 1部에서는 ‘대중운동의 매력’이라는 제목으로 변화에 대한 갈망, 自己否定에 대한 갈망, 대중운동의 호환성에 대한 내용입니다. 대중운동이 추종자들을 끌어 들이고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자기발전의 욕구를 충족해서가 아니라, 자기부정의 열망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며, 대중운동의 가장 강력한 매력中 하나는 그것이 개인적인 희망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합니다.
2部는 ‘잠재적인 전향자’라는 타이들로 인간史에서 불명예스러운 자들의 역할을 다룹니다. 貧民, 부적응자, 부랑자, 소수자, 청소년, 야심가, 악덕이나 강박에 사로잡힌 사람들, 무능한 사람들, 과도하게 이기적인 사람, 따분한 사람들, 죄인들과 같은 불평불만 자들이 대중운동에 빠지기 쉬운 이유를 설명합니다.
3部 ‘단결과 자기희생’은 서문에서 언급했던 대로 대중운동의 생명력이 이 둘로부터 나옴을 다룹니다. 자기희생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집단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 演劇성, 현실비하, 강령, 광신, 대중운동과 군대를 다룹니다. 특히 강령의 경우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가 아니라 얼마큼 확신을 주느냐에 따라 효력을 발휘하며, 맹신자는 의문을 품지 않으며 망설이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설명합니다. 자기 생명을 희생함으로써 자신이 가치를 증명하려 한다는 점은 섬뜩하기까지 하네요. 또 다른 생명력인 단결의 동인으로는 증오, 모방, 선전 선동과 같은 설득과 강압, 지도자, 의심이 원인임을 하나하나 설명합니다.
4部 ‘시작과 끝’은 앞에서 살펴본 내용들에 대한 결론에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대중운동은 1) 운동을 개척하는 단계, 2) 운동을 실현하는 단계, 3) 운동을 굳건히 다지는 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 각각의 단계에 주동세력으로 개척단계에서는 지식인이 대중운동의 산파역을 맡으며, 그럼에도 이들 지식인들은 운동을 실현하는 단계에 이르면 예외 없이 비극적 운명을 맞게 됩니다. 대중운동을 실현하는 단계의 주역은 광신자들이며, 광신자 없이는 어쩌면 새로운 시작이 없을 수 도 있음을 말합니다. 광신자의 대표적 사례로는 마라, 로베스피에르, 레닌, 무솔리니, 히틀러 등을 들고 있네요. 마지막 단계인 운동을 굳건히 다지는 건 지식인도 광신자도 아닌 행동가이며, 이들만이 운동의 성과를 지킬 수 있다 설명합니다. 바람직한 행동가의 사례로 인도의 간디와 미국의 링컨을 제시합니다.
능력 부족으로 정리하는데 한계를 느낍니다.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터무니 없는 맹신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맹신은 무엇이며, 그들이 왜 그런 맹신에 사로잡히게 되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 읽게 된 책입니다.
호퍼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가 가장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민주주의의 근본은 개인의 자유와 가치 위에 서 있으며, 여기에는 어떠한 맹신도 필요치 않기 때문입니다. 태극기를 들고 법원을 난입해 폭력(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 될 수 없음) 을 휘두르는 사람들, 자신들만이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사람이라 주장하는 자(맹신자들)들은 진정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 요인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올해 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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