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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유시민.

by 짱구와짱아아빠 2023. 9. 30.

긴 명절연휴는 잘 보내시고 계신가요?
6일 연휴중 사흘쨉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대표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고있어 중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예전과 많이 달라진 모습은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슬퍼하는게 아니라, 경기 자체를 즐기면서 시합에 임하는것 같다는 느낌이랄까요? 은,동메달도 정말 열심히하고 잘한 결과 잖아요. 한국 대표 선수님들의 화이팅을 응원합니다.




<<문과 남자의 과학공부>>.
유시민, 돌베개, 2023년6월, 볼륨293쪽.

작가님 너무 유명하신 분이라 소개는 생략하구요.
좀 의외의 책이였습니다. 경제학 전공으로 인문학쪽 책을 주로 쓰신 분이신데 이번엔 과학책이네요. 대학입시후 30년 동안 과학책은 읽지 않으셨다고해요.

2009년 봄, 다윈 탄생 200주년이자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하는 해였는데, 우연히 동네 책방에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파인만] 세 권의 책을 만나게 되면서부터 과학책을 읽게 되었답니다.
처음엔 유투브방송 <알레레오 북스> 내용으로 책을 낼까하다가 수학자인 배우자분 권유로 십여년 이상 읽어온 과학관련 서적을 내게 되셨다고.

사람들의 관심도가 높은 뇌과학으로부터 출발해 생물학, 화학, 물리학을 거쳐 수학 순으로 목차를 정하셨네요. 물리학부터 썼으면 아마 책을 읽는 독자가 절반으로 줄었을거라 말씀하시구요.

인문학을 인간과 사회를 연결하는 학문으로 정의하며, 공부는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인간과 사회(여기까지는 인문학), 더 나아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하는 일이라며, 저자 스스로는 이 책을 '과학을 소재로한 인문학 잡담'이라 평가절하를 하시네요. 전문가가 쓴 과학책은 아니니 딱 이 정도의 의미가 적절해 보입니다.

부제로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로 붙이셨는데, 기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인문학적 질문이였다면,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과학적 질문이라 말씀하시네요.

책은 평이하지 않습니다. 저 또한 문과남자라 쉽게 쓰셨다곤하지만 내용이 쉽게 다가오진 않네요. 그나마 [코스모스[와 [이기적 유전자], 최재천님의 책들, 그리고 최근 읽었던 물리학자 김상욱님의 책들 덕분에 조금 친숙하게 다가오긴 하더군요.

작가님께선 무인도에 책을 한 권만 가져갈 수 있다면 자신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주저없이 택하겠다 하십니다. 밤하늘, 별, 바다, 풀, 나무, 새, 구름, 바람, 비가 모두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무인도에서 고독을 견디는 게 훨씬 수월할거라면서요.

수학편에서 영국 수학자 하디 이야기와 하디가 발굴해 낸 인도청년 라마누잔(1887~1920)이야기도 나오는데, 얼마전 제가 우연히 라마누잔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무한대를  본 남자]라는 영화를 봤었거든요.
수학계의 역사적 3대 천재중 한 분 이였다는데, 식민지 시절 인도에서 그런 천재가 나왔고, 33살의 짧은 생애를 살고 떠났지만 그가 정수론에 남긴 업적은 길이길이 남았다고 하네요.

최근에 나온 연세대 김영훈교수의 [노력의 배신] 이라는 책에 재능이 없으면 노력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우리 나라를 '노력 신봉 공화국'이라 지칭하면서요. 특히 수학은 더 그렇다고 하세요.
'일만 시간의 법칙'을 운운하며, 뭐든 노력하면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안되는건 안되는거라는 주장인데요.  유시민 작가님께서도 수학만큼은 천재가 아닌 노력만으로 업적을 이뤄내기는 어렵다고 말씀하시는데, 수포자였던 제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더라구요. 아. 나는 수학에 재능이 없었던 것일 뿐이구나 하고.ㅎㅎㅎ

작가님께선 인문학만 공부해서는 온전한 교양인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을 과학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끼셨다고 해요. 그래서 다시 스무 살  시절로 돌아가게 된다면 인문학과 함께 과학도 공부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글을 마치십니다.

이 책 읽으면서 인용된 많은 과학책들 목록에 놀라게 됩니다. 특히 '각주'를 눈여겨 보셔야하는데, 여기엔 단순 정보뿐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 느꼈던 짧은 소감도 함께 적혀있기 때문이에요.

과학은 지식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과 생명과 자연과 우주를 대하는 태도랍니다. 과학이 태도라는 이야기는 지난번 김상욱교수님께서도 동일한 이야기를 하셨구요.

추석연휴가 아직 길게 남았으니, 이 책을 함 읽어보심을 추천드립니다.

올해 93번째 읽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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