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문해력]
副題 : 끊어진 대화의 시대, 텍스트와 세상을 새롭게 읽는 법.
조병영, 21세기북스, 2025년 1월, 볼륨 294쪽.

조병영 님은 한양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입니다. 피츠버그大와 아이오와주립大 교수로 재직했고, 리터러시 전공교수입니다. 이 분을 알게 된 건 2024년 한여름 더위가 지속되던 8월말, 광주 남구도서관에서 개최된 인문학 강의를 통해서 입니다. 강의라는 게 시간의 제약으로 중요한 주제 몇 가지 만을 다루잖아요. 인상적인 강의에 맛보기만 본 것 같아 목말라하고 있었는데, 올 1월에 이 책 출간 사실을 알고 읽게 되었습니다.
‘문해력’. 많이 회자되는 말이죠? ‘심심한 사과’를 사과를 왜 심심하게 하느냐는 반응이나, ‘사흘’을 4日로 이해하거나, ‘오늘 중식은 지하에 준비했습니다’는 말의 中食을 중국음식으로 이해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잖아요. 문해력의 사전적 의미는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문해력(리터러시)은 “누군가와 대화하는 능력으로 사회적 소통력”을 의미합니다.
“문해력은 글을 읽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며, 글을 쓰는 일은 마음을 나누는 일”(33쪽)이자 “텍스트를 읽고 쓰는 일을 넘어, 사회적 관계와 맥락 안에서 사람의 마음을 연결하는 정서적 능력”(33쪽)입니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超연결의 시대에는 인류 역사상 가장 ‘공감의 읽기’가 필요한 시점임도 강조합니다.
書名에서 언급한 ‘기울어진’의 의미는 진실과 사실에 아랑곳없이 태연하게 벌어지는 자동적 읽기, 의식성이 빠진 채 쉽고 빠르게 직관적으로만 정보를 취하는 대강 읽기, 자신의 입맛에 맞는 데로 실천하는 기울어진 읽기, 속절없이 경험해온 관성적 읽기에서 벗어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기울어지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비판적 문해력을 발휘해야겠지요.
NEW미디어 시대에 가짜 텍스트를 판별하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비판적인 태도를 지녀야 합니다. 가짜 뉴스 판별법으로 D.S.L.R.을 제시하는대요. D(Distrust, 보인다고 모두 믿지 마라), S(Sourcing, 출처를 확인하라), L(Look up, 추가로 탐색하라), R(Reread, 다시 읽어라, 또 다시 읽고 생각하라)입니다. 알고보면 참 쉽죠?
2部 ‘어떻게 읽어야 할까?’에서는 그 유명한 쇼펜하우어의 독서법이 등장합니다. ‘다시 읽기’, ‘천천히 두 번 읽기’는 텍스트뿐 아니라 맥락을 의미하는 컨텍스트를 파악하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한 번쯤 멈추어 서서 천천히 느끼고, 천천히 생각하고, 천천히 판단하고, 천천히 살아보는 것이 현명한 삶의 기법인 것 처럼요..
텍스트를 꼼꼼하게 해체하고 분석하며 진정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분석적 사고’와 ‘다시 읽기’는 필수라 생각됩니다. 더불어 인간의 문해력은 개인의 고유한 경험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도 사실이고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삶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과정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기계는 데이터에 기반하지만, 인간은 경험을 기반으로 읽고 쓴다는 점이 차이점이 있습니다.
문해력은 결국 타인과의 소통을 위한 것입니다. 행복한 소통을 위해 傾聽이 핵심입니다. 다소 거슬리고 불편해도, 들으려는 태도가 바로 소통의 시작입니다.
4部 13章에는 ‘몰입독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간서치’라 불리는 이덕무, 김득신, 세종대왕, 정약용, 홍대용, 이익, 이순신, 이이, 허균, 박지원, 정조대왕 같은 당대의 지성인이 등장하는데요. 이들의 공통점은 탐독가이자 독서를 성찰적으로 읽고 행동하는데 몸소 실천한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문해력을 키우는데 독서만한 게 없겠죠? 그냥 다독이 아니라, 성찰하는 비판적인 독서여야 금상첨화일거고요.
各 章마다 <문해력 전략>이라는 타이틀 아래, 핵심 요약 정리를 해 놓았습니다. 더불어 책 말미에 <주요 키워드>도 정리해 놓았는데, 독자에 대한 배려로 보입니다.
“근거 없는 주장이나 그릇된 신념에 매몰되지 않고 합리적으로 思考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독해를 넘어서는 문해력(뉴리터러시)가 필요하다. 기울어진 문해력에서 비판적 문해력으로 나아가자!”로 요약해 봅니다.
올해 4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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