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의 모든 순간] 방멘 포토 에세이.
방멘, 출판사 방, 2023년6월, 볼륨 199쪽.

성탄절입니다. 집에만 있어서 그런가? 티비를 안봐서 그런가?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는 잘 들리지 않네요.
20키로 무게의 배낭을 메고, 카미노에서 산티아고까지 799킬로미터 거리를, 40여일간 걸은 기록입니다.
방멘님은 남자분.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두고 <독립출판사 방>을 차려 5년 동안 18권의 창작물을 만들어 오셨네요. 여행하고 사진 찍고, 여행중 글을 쓰는 분입니다.
검색해봤더니 [출근 대신, 여행], [발리에선 아무일도 생기지 않았다], [불행에서 여행으로 남인도로 인도하다] 등의 여행관련 책을 주로 쓰셨네요.
산티아고 순례길. 누군가에겐 버킷 리스트에 꼭 올라가는 로망인것 같아요. 고도원님도, 최인아책방을 운영하는 최인아님도 다녀 오셨다는 그 길. 저도 언젠가는 이길을 걷고 싶습니다.
두껍지않고 사진으로, 그렇지만 유명 관광지 사진이 아닌 그저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경, 개, 고양이, 소 등 동물들의 사진으로 가득찬 책입니다. 읽는데 한 시간 남짓 걸렸을까요?
덕분에 성탄절날 산티아고 순례길을 저도 같이 걸은듯한 기분입니다.
"그 어떤 것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
상황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아량,
편협한 생각으로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 유연한 의연함"을 여행자의 마음이라 얘기하고 있네요(13쪽).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여행자는 나그네 '여'자에 다닐 '행' 자로 여행을 하는 사람. 순례자는 성지를 찾아다니며 참배하는 사람이네요. 영어로는 pilqrim. 산티아고 순례길은 참배하는 길이라기 보단 나 자신을 찾아 걷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명숙 이사장님이 산티아고를 다녀와 벤치마킹해 제주에 만들었다는 제주올레길 이정표가 조랑말이라면, 산티아고 순례길의 표식은 가리비모양이더군요. 예수님의 제자이자 처음으로 순교한 성 야고보에 대한 이야기에서 가리비를 가져왔다고해요. 두 가지 유력한 설이 있는데, 이중 야고보의 시신을 배에 태워 바다로 보냈더니 흘러흘러 스페인 이베리아 해안에 닿았고, 조개껍데기들이 시신을 보호하고 있었다고. 시신이 안치된 산티아고 데 포토스텔라 성당을 찾아가는 길이 지금의 순례길이 되었다고 합니다. 유코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 되었구요.
순례길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인사 '부엔 카미노.' 우리말로 "좋은 순례길 되세요"라는 인사가 다정스럽게 느껴집니다.
순례길에서, 혹은 순례자들이 이용하는 숙소인 알베르게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도 여행의 묘미인듯 느껴지구요.
"이 길을 끝까지 걸어 낼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다른 누구도 아닌"(164쪽) 에선 고독과 의지가,
"지나간 여행의 추억은 결국 사람으로 마음에 새겨지는구나.
어떤 아름다운 풍경도 사람을 대신할 수 없구나" (191쪽 에필로그)에선 결국 중요한건 사람과의 관계임을 읽어봅니다.
순례길에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통해
삶의 답을 찾을 수는 없지만,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바뀐다는 말처럼
꼭, 늦기 전에 걸어보고 싶습니다.
저랑 같이 가실분?
올해 121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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