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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미술관... 권근영

by 짱구와짱아아빠 2025. 3. 11.

[아주 私的인 미술관 : 이건희 홍라희 마스터피스]
副題 : 한국 근현대 미술사 대표작부터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작까지
권근영, 중앙북스, 2024년 11월, 볼륨 387쪽.




미술책입니다.  도서관에서 대출 할까 말까 들어다 놨다 한참을 고민하다 챙겨온 책입니다.(5권까지만 대출가능 제한 때문에) 챙겨오길 참 잘했다는 생각입니다.
권근영 님은 중앙일보 문화부 기자입니다.  서울대에서 미학을 전공했고, 같은 대학 미술대학원에서 석박사를 했네요.  중앙일보에 <그림 속 얼굴>과 <권근영의 숨은그림찾기>라는 미술 관련 칼럼을 과거에 연재한 분입니다.

책 표지가 파스텔 톤으로 무척 예쁩니다.  표지화로 이중섭의 <半漁伴人(1940)>을 선택했는데요, 분홍빛과 잘 어우러져 화사한 느낌입니다.

2020년 10월, 6년여의 긴 시간 동안 투병중이던 이건희 회장이 타계하고, 다음해에 ‘이건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무수히 많은 작품들이 아무 조건 없이 미술관과 박물관 등에 기증됩니다.  이를 계기로 3년 넘게 전국 순회전시회가 이어졌고, 연인원 270만 명 이상 전시회장을 방문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가보질 못했는데요…  책은 <더중앙플러스> 연재에 실린 내용을 계기로 기획되어, 이건희 컬렉션 뿐 아니라 각 화가의 대표작과 중요작을 더해 한 권의 책으로 내놓았습니다.

[파트1]에서는 우리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여류작가 백남순 님이 등장합니다.  배우자 임용련 화백과 우리나라 최초 유학을 다녀온 부부 서양화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데요, 전쟁난리통에 모든 작품들이 사라졌으나 친구 결혼식 기념으로 보낸 8폭병품 <낙원>이 살아남아 책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국민화가 이중섭,  “산은 내 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며 한국 추상회화의 선구자이자 山을 주로 그린 유영국(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이혼後 세 아들을 놔두고 프랑스로 건너가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그림을 시작한 추상화가 이성자, ‘검은 숯덩이’로 작품활동하는 생존작가 이 배 님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파트2]에선 왼손을 잃었음에도 지금은 경주에 정착해 작품활동중인 중졸 한국화가 박대성(생존),  유학 한 번 안 다녀오고 독학으로 국민화가 반열에 오른 박수근,  까치, 나무, 가족을 소품으로 주로 그린 장욱진,  ‘라일락의 화가’이자 부부 화가인 도상봉과 나상윤,  구순의 나이에도 새벽 4시부터 하루 10시간 넘게 작업하는 성모상 조각가 최종태 작가님의 스토리를 들려줍니다.  여기에 단원 김홍도가 31세에 그렸다는 6미터가 넘은 8폭병품 <군선도>와 이 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컬렉터이자 기부자인 故 이병철, 이건희 회장의 <아미타삼존도> 입수 스토리 등 관심 갖지 않으면 쉽게 알 수 없는 사연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책 여기저기에 실린 작품 사진과 작가님의 생생한 모습들, 그리고 꼼꼼히 정리한 작가약력 등이 작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소장하심도 강추 드립니다.

[蛇足]
호기심이 발동하여 권근영 님의 예전 중앙일보 칼럼인 <그림 속 얼굴>과 <숨은그림찾기>를 찾아 읽어 봤습니다.  이종구 중앙대 교수의 <연혁-아버지>와 1930년대 그려진 배운성의 <가족도>를 다룬 編이였는데요.   지면관계상 짤막하면서도 작가와 작품을 잘 버무려 이해도와 관심도를 높이는데 탁월한 필력을 가진 분이라는 느낌입니다.  작가분 다른 책도 찾아 읽어봐야 겠네요.

올해 20번째 책읽기.

#아주사적인미술관  #이건희컬렉션  #독후기록  #권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