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비를 몰고 다니는 모양입니다. 출근길에도 퇴근길에도 제가 다니는 그 때만 폭우가 쏟아지네요ㅠㅠ 비를 몰고 다닌다는 용띠도 아닌데요.

<<오늘도 그리러 갑니다>>
오창환, 도트북, 2023년5월, 볼륨269쪽.
오늘은 그림 이야깁니다. 그냥 그림이 아닌 어반 스케치. 어반 스케치란 도심속에서 우리가 사는 장소와 우리가 여행하는 곳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그림입니다. 전문화가와는 달리 그림이 좋아 그리시는 분들이 대부분 이시구요.
오창환님은 예전엔 연극도 하시고, 탈춤도 추시고 책도 내신 분으로 현재 어반스케치 고양 대표입니다.
작년 한 해 [오마이 뉴스]에 <서울을 그리는 어반 스케치>라는 시리즈로 총 63편을 연재했는데, 이중 55편을 골라 다듬어 내놓은 책입니다.
전경 사진과 어반 스케치 한 그림, 그 장소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버무려져 있어 부담없이 편안하게 술술 읽히는 책입니다. 사진, 글, 그림 모두 오창환 작가님의 일인3역.
어반 스케치의 핵심은 반드시 현장에서 그린다는 건데요. 사진을 보고 그리거나 상상해서 그리는 건 절대 어반 스케치가 아니라고 강조하십니다. 하늘이 두쪽 나도 이 원칙은 무너지지 않는다고.
주로 그리는 주제는 도시와 사람들이구요.
오작가님의 어반 스케치에는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함께 그려져있는게 특징이자 이 분 만의 스타일 이랄까요.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된 금동미륵반가사유상, 조각가 권진규님의 직접 지은 아틀리에와 말, 말머리 테라코타 작품, 어느 쪽이 다른쪽에 영향을 준건지 확실하진 않지만 하르방 닮은 동자복, 길상사에 놓인 최종태 작가님의 관세음보살상 그림이 특히 제 눈길을 사로잡더군요. 한참을 감상하게 되네요.
이 분을 알게 된 것도 제가 걸으며 늘 듣는 [강원국의 지금, 이사람]을 통해서 입니다. 지난 6월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방송된 대담을 듣고 메모해 두었다가 도서관 신간코너에 꽃힌 이 책을 발견했거든요.
'진경산수화'라는 장르를 열고 '화성'이라 불리우는 겸재 정선 선생님을 작가분께서는 최고의 어반 스케쳐라고 주장하십니다. 장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아주 많다고. 현장에서 직접 보고 그린다는 점이 특히요.
책을 읽으며 여러 곳을 함께 여행하고, 좋은 풍경과 건물, 조각 작품들을 구경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좋은 어반스케치 기사는 엉덩이로 쓴다"는 말씀과
"함께 그리는 것 보다 멋진 것은 없다"는 작가님의 주장에 진심어린 동의의 박수를 보냅니다.
안보시면 후회하실듯.
올해 8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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