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視線]
副題 : 역사학자 전우용의 時代論說
전우용, 삼인, 2025년 3월, 볼륨 330쪽.

視線. 1) 눈이 가는 방향 또는 그 쳐다보는 눈, 2) 어떤 대상에 대한 주의와 관심. 이 책에서 말하는 의미는 두번째 의미겠지요?
전우용 님은 1962년 충북 옥천生으로 서울대에서 공부한 역사학자입니다. 2008년부터 신문 칼럼을 쓰기 시작했고, “역사란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 H. 카 의 명제를 화두로 삼아, 첫째, 스스로의 발을 현실에 딛기 위해, 둘째, 독자들에게 과거와 현재 사이의 대화법을 알리기 위해 신문 칼럼을 써 오신 시대 비평가 이기도 합니다.
작년 가을부터 그간 써왔던 글을 현재 시점에 맞춰 수정하던 중, 12.3 계엄이 발생했고, 자신이 할 수 있고 잘하는 일을 찾아, 총 54편의 글을 모아 올 3월에 출간한, 시대 논설입니다. 역사학자답게 “역사는 자기에게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만 가르침을 준다. 과거를 통해 배우려는 의지를 버리지 않아야 현재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과거는 자기를 잊지 않고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현재만 도와준다” 이야기 합니다. 역사학자가 쓴 책이다 보니 과거 역사 중심의 책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현 시대의 잘못된 정책을 비판함과 더불어,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총 5장 구성입니다만 주제를 기준으로 가르마를 탄 것이지 특별한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1장 ‘그들이 만드는 세상에 관하여’는 위정자들, 특히 식민지 시대가 만든 세상과 지금도 남아있는 그림자를 다룹니다. “자기 수준에 맞는 유튜브만 찾아보지 말고, 자기 수준을 높일 책도 읽을 것”을 권유합니다. 검열에 대해서 “검열은 허용된 범위 안에서만 생각하고 시키는 대로만 말하는 기계적 인간, 노예적 인간이 대량 생산될 수 밖에 없음”을 지적합니다. 더불어 “우리와 남 사이의 차별을 줄이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공존 가능성을 모색하는 일은 어렵더라도 포기할 수 없는 현대의 문명사적 과제”임을 말합니다.
2장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서는 우리가 버려야 할 것들에 대하여,
3장 ‘사람은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 에선 그냥 놔둔다고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없으니 열심히 바로잡고 가꿔나가야 할 것들에 대한 이야기합니다. 이중 11번째 꼭지인 ‘머슴 고르는 법’은 선거에서 제대로 된 후보자를 고르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현 시점에 꼭 읽어야 할 글입니다.
4장 ‘우리는 어디쯤에 있는가’는 현 위치, 좌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꼭지인 ‘4代의 한 세기’는 1910년생 증조할아버지, 1940년생 할아버지, 1970년생 아버지, 2000년생 아들 가상의 4代를 등장시켜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요. 어느 세대가 더 행복했는지를 비교하려는 게 아니라, 세대 갈등은 한 세대가 자기 세대에서 얻은 ‘고정관념’을 다른 세대에게 강요하는 데서 비롯 됨을 알려줍니다.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니 모든 세대가 한 가지 세계관으로 통합되는 것이 오히려 문제임을 지적하는데, 저도 공감하게 됩니다.
改革의 방법에 대해서도 예를 들어 “대학을 개혁하지 않고 입시제도만 개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는 일갈에는 무릎을 탁 치게 만드네요.
5장 ‘작은 변화라도 바라며’에는 필자는 작은 바램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平和의 반대말은 戰爭이 아니다. 平은 높낮이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글자로 반대되는 글자는 差이다. 和는 서로 다른 것들이 따로 놀지 않고 잘 어울려 있음을 뜻하는 글자로 반대되는 글자는 別이다. 결국 평화의 반대말은 差別이다. …(중략)… 평화로운 세계는 차별 없는 세계와 같은 뜻이다”(330쪽)며 차별 없는 세상, 평화로운 세상을 꿈꿉니다.
저자는 최욱 이 진행하는 팟방 <매불쑈>에도 가끔 출연하여, 교과서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역사를 차용해와 오늘의 현상을 설명해 주기도 하는데요. 가끔 정곡을 찔러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곤 하지만,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스타일의 소유자라 생각됩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올해 38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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