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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강창래.

by 짱구와짱아아빠 2023. 9. 26.

몇일전 우연히 유투브를 보다 한 드라마를 접했습니다. 한석규님과 김서형 배우 두 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요리드라마 였는데요. 요약된 내용을 정신없이 빠져들어 시청하다 이 작품 원작을 찾아 읽어보게 된 책입니다.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
떠나는 아내의 밥상을 차리는 남편의 부엌일기.
강창래, 루페, 2018년4월, 볼륨240쪽.

고등학교 때부터 한동네에 산 동갑내기 부부. 2014년5월 아내분(알마출판사 대표이자 편집자였던 고 정혜인님)이 대장암4기 진단을 받게되고, 이제부턴 당신이 음식을 해달라는 아내의 부탁에 3년6개월 동안 거의 24시간을 아내곁을 지키면서 병수발, 음식수발을 들며 페이스북에 써온 실제 이야깁니다.

강창래님은 인터뷰어로 오랜 동안 글을 써오셨고, 편집자로도 활동하셨네요.
2009년8월 광고계의 기린아 박웅현님과 인터뷰한 내용의 [인문학으로 광고하다]가 그 분의 공동저작이기도 함을 이제서야 제대로 인지하게 되었네요.

라면밖에 끓일줄 모르던 남편이, 까탈스러운 아내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만들며 손수 하나하나 적어내려간 레시피인데요. 아픈 사람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사람도 어느 누구에게나 밥은 먹고 살아야 함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역시 밥은 생명이요 보약임을...

드라마는 2022년12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편당 30분 내외 분량으로 총 12편이 왓차를 통해 방송되었더군요. 원작과 다른점은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 양수원이라는 단골 유기농 마트 직원이 등장한다는 점. 이 분이 해삼탕을 먹고싶어하는 아내분을 위해 해삼탕운 만드려는 주인공께 불린 해삼을 중국집에서 구해 집으로 가져다주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였거든요.

또 하나는 아내분이 혼자 자신이 세상을 떠난후 쉬게 될 수목장터를 돌아보고 오열하는 장면에선 저도 같이 울컥해지더군요. 나이를 먹었나 봅니다. 에스트로겐이 자주 분비되는거 같아요.

"사람은 모두가 한 개의 섬이고, 그 사이를 오가는 배가 있다. 연락선이 수시로 떠나긴 하지만 부탁한 마음을 제대로 전달하는 경우가 드물다"(230쪽)는 구절도 가슴을 아리게 하네요.  섬과 섬을 잇는 매개가 따뜻한 음식일 수 도 있음을 알게되구요.

세상을 떠나가기전 아내가 했다는 말.
"24시간 함께한 투병기간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였다"는 말에서, 인생의 아이러니를 느꼈다는 작가님.

지금도 아내와 같이 살던 집(김포)에 거주하고, 집 어디에나 아내가 존재하는 듯하다는 방송 인터뷰를 보면서, 수술후 병가로 쉬고있다 어제 다시 출근을 시작한 집사람에게 잘해야겠다 스스로 다짐해 봅니다.

아내(주부)들이 가장 맛있어하는 음식은 별미도, 비싼 음식도 아닌 바로
"남이 해주는 음식"이랍니다.

오늘 저녁 퇴근후 아내를 위해 간단한 음식이라도 한 그릇 해보는게 어떠실까요?  저도 퇴근길 마트에 들려보렵니다.

올해 9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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