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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일요일들. 정혜윤.

by 짱구와짱아아빠 2023. 9. 23.

차분하고 편안한 휴일의 오전입니다.
완연한 가을이에요. 이젠 긴팔 옷을 찾아 입어야 할 시기입니다.




<<인생의 일요일들>>
정혜윤, 로고폴리스, 2017년6월, 볼륨333쪽.

작가님은 CBS 라디오 PD이자 에세이스트십니다.
얼마전엔 소설도 쓰셨네요. 제가 전혀 이해를 못했지만요.ㅎㅎ
이슬아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고, 지난 8월 읽은 [아무튼 시리즈]중 '메모'편을 읽다 강렬한 인상을 받아 관심 갖게된 분입니다.

업무상 알게되어 이메일을 주고받던 일면식도 없는 분께서 숲에 자주 가신다는 이야길 듣고, 숲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 부탁후 그 분으로부터 날아오는 이메일을 세 번쯤 읽다, 본인도 자신에게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로 선생님께 답신을 보내게 되면서 선택한 2015년 그리스여행 이야깁니다. 2016년12월 중순경부터 이듬해 2월 첫주까지 토,일요일 마다 쓴 39편의 편지형식의 여행기(단순한 여행기는 아니고)라고 보심 이해가 편하실거에요.
쓰다보니 글이 만연체가 되어 버렸네요.

일요일의 냄새.
일요일의 시간.
회복하고 건강해진 시간.
마음에 충실한 시간으로 일요일의 의미가 다가오기에 책이름에도 이를 포함한거 같아요.

그리스 여러 곳의 지명들이 나오는데, 전 아직 그리스 여행을 다녀와보진 못했거든요. 그래서 지명을 검색해가며 읽었답니다. 세상 참 좋아졌지요. 예전엔 상상도 못할...

아름다운 경치보단 쇠락하고 무너진 신전터 등이 주로 소개되고 그리스 신화 또는 카자찬키스와 연관된 연상들이 많이 이야기되는데요.
작가의 "정말 뭔가를 쓴다면 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야 하는것 아닐까?(44쪽)"라는 독백처럼 그곳에서 쓸 수 밖에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풍경을 닮아간다"(49쪽)

"위대한 것들에 통달하는 일은, 사소한 일들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다"(51쪽, 헨리 밀러)
그렇지요. 작은 일 하나 제대로 못하면서 어찌 위대한 일을 통달할 수 있겟어요.

"최선을 다해야 해. 좋은 때나 나쁠 때나, 특히 나쁠 때 최선을 다할줄 알아야해"(112쪽)

"행복할 때 불행이 올 것을 모르고
기쁠 때 슬픔이 올 것을 모르고
건강할 때 아픔을 모르고
젊었을 때 나이듦을 모르고
배부를 때 배고픔을 모르지만
시간은 우리를 그 반대편으로 데리고 간다"(180쪽)

정신과 의사이자 작가로 '의학계의 계관시인'으로 불린 올리버 색스 이야기나, 어렸을 적 흔하게 보이던 쇠똥구리가 지금은 공장식 사육으로인해 풀 뜯어 먹는 소와 말이 거의 없어지면서, 멸종위기 2급곤충이 되었다는 이야기도 제가 관심두게 된 부분이구요.

제일 맘에 다가왔던 구절 옮기며 오늘의 기록을 마무리합니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말을 걸어 보는 것.
인간이 오로지 딱 한 사람 자신에게만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선물이다"(56쪽).

스스로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는
그런 휴일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올해 90번째 책읽기.

#독서기록 #정혜윤 #인생의일요일들
#그리스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