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온다]
부제 : 일본의 부상, 한국 경제의 위기.
김현철, 쌤앤파커스, 2023.09월, 볼륨359쪽.

두껍지만 읽자마자 매력에 푹 빠져버린 책입니다. 한국의 현대 경제상황을 일본과 비교하며, 명괘하게 설명하고 해법을 제시한 책입니다.
저자인 김현철 교수님은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석사를 받고, 포스코(당시 포항제철) 장학금(박태준 회장님의 지시로 일본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을 지원하라는)을 받고 1992년 일본으로 건너가 박사를 하신 분입니다. 당시 일본에선 외국인에게 박사학위를 거의 주지 않는 분위기 였다고 합니다. 장학금의 유일한 조건이 귀국후 포스코근무도 아닌 그저 학위만 취득하는 거라, 외국인에게도 학위를 주는 게이오대학에서 공부후, 연구중심 대학인 국립 츠꾸바대학에서 부교수로 4년 반을 재직하다, 2002년 서울대로 오신 분입니다. 당시만 해도 미국박사들이 득세하고 있는 상황이라 사대문 안에서 일본박사로 교수 자리를 잡은 사람은 거의 자신이 최초였다고 하시네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일본전문가라 생각하심 되실 듯.
귀국후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 서울대에 ‘일본연구소’를 오픈하였고(지금도 서울대에는 일어일문학과가 없음), 지금은 국제대학원 원장으로 재직중 이십니다. 문제인 정부때인 2017.06월부터 2019.01월까지 2년이 좀 못 되는 기간 동안 청와대 경제보좌관으로 근무하시다, 2019.01.28일 CEO조찬간담회에서 한 舌禍사건으로 그 다음날 사직하고, 휴직중인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셨네요.
설화사건이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듯해 잠시 언급해 봅니다. 강연中 “젊은이들은 헬조선을 탓하지 말고 동남아로 가면 해피조선이 된다. 5,60대는 할 일 없이 산에 가거나, SNS에 험한 댓글 달지 말고 동남아로 진출해라”고 말해 논란이 되었습니다. 당시 新남방정책을 기획하고 담당하던 그였기에 신남방지역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차원에서 한 이야기가 의도와는 다르게 여론의 뭇매를 맞았더군요. 하필 2015.3월 박근혜 前대통령의 “젊은이들 중동가라”는 발언이 다시 회자되면서, “중동가라 2탄”이라 비난 받았죠. 의도야 어찌됐든 공직에 계신 분이 논란이 될 만한 말을 한 것이니, 이 사례를 통해서도 아무튼 말 조심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책은 총 4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파트1 “일본이라는 거울”에서는 지난 30년 低성장의 늪에 빠져 ‘잃어버린 30년’이라 불리는 일본경제에 대한 회고로 장기침체에 빠진 원인, 특히 경제의 발목을 잡은 일본 정치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미국을 추월해 “재팬 이즈 넘버 원”이 될 분위기였던 일본경제가, 최우방이였던 미국의 배신으로 1985년 프라자 합의를 거쳐 반도체협정, 자동차협정 등으로 꼬꾸라지게 된 이야기입니다. 이 덕분에 삼성전자를 위시, 현대자동차 등 우리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구요.
파트2 “기적을 만든 한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화, 디지털화를 통해 일본을 어떻게 따라잡았는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우리나라 현대 경제史를 되돌아 본다고나 할까요?
파트3 “일본의 새로운 대외 평창”에서는 일본이 2012년을 기점으로 인도태평양전략을 통해 미국과 함께 중국을 봉쇄하려는 이유, 그리고 2019.07.01일 우리나라를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하며 반도체 핵심관련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감행하게 된 이유 등에 대해 고찰합니다. 여기에서 地政學적이 아닌 ‘地經學적’ 해석으로 풀어내시는데 나름 새롭습니다.
파트4 “기적을 만든 한국”에서는 이러한 일본의 전략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세계 전략, 내수 전략 등 대응전략에 대해 상세히 대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요즘 2022년5월 신정부 출발 이후, 중국과 미국의 경제전쟁 사이에 끼여 중국봉쇄의 선봉에 선 돌격대를 자처한 한국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흥미롭구요.
미중경제전쟁의 최대 피해국은 우리나라다. 우리에겐 둘 다 중요한 경제파트너로, 둘중 하나의 편에 서지 않고 전략적인 모호성으로 둘을 다 활용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어느 한 편을 드는 패착을 선택함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시네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제2의 프라자합의가 될 수 있는 미국 IRA등 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읽어야 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혹시 책보다 대담을 듣고 싶으신 분이라면 KBS1 RADIO [강원국의 지금, 이사람] 2023.10.4(월) ~ 10.6(수) 사흘간의 방송을 들어보시길.
올해 12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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