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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에 좋은 거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강제윤

by 짱구와짱아아빠 2023. 8. 18.

금요일입니다. 휴일이 우릴 기다리고 있네요.




<<입에 좋은 거 먹지 말고 몸에 좋은 거 먹어라>>
강제윤, 어른의시간, 2022년11월, 볼륨311쪽.

강제윤님은 보길도가 고향으로, 한양대 철학과를 나와 시인으로 등단도 하신 분입니다. 민주화운동을 하다 옥고도 치르셨구요.  

제가 이 분을 처음 알게 된건 올해초 [강원국의 지금,이 사람] 이란 라디오 대담 프로를 듣고였습니다. 시인이자 섬을 너무 사랑하는 전문가시더군요.

우리나라에는 약 4천개의 섬이 있답니다. 세계에서 4번째로 섬이 많구요. 이중 사람이 살고있는 유인도가 10%를 조금 넘는 465개. 2006년부터 유인도 조사를 위해 직접 발로 답사한 곳만도 400여개랍니다. 일반인들의 섬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기위해 2012년에는 [섬학교]를 세웠고, 100회가 넘는 섬투어를 진행, 여기에 참여한 사람들만 연인원 5만정도 된답니다.
이 분이 2012년에 낸 <<어머니>>라는 책을 올 1월에 읽었었는데요. 섬 여행에서 만난 그곳의 어머님들에 대한 이야깁니다.
"길에서 만나는 어머니들은 세상 모든 자식의 어머니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번 책은 그후 10년만에 암투병을 하신 자기 어머니에 대한 간병기입니다.

작가분 어머님은 초등학교 2학년 중퇴의 학력만을 가지신 분이세요.  2019년10월 구강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하시다 2022년10월8일 영면하셨는데요.
3년여의 투병기간중 어머님 곁에서 간병하며 나누었던 그날 그날의 이야기와 자신의 심정을 기록한 내용입니다.  어머님 돌아가시기 전에 출간하고 싶었는데, 정작 책이 나온건 한 달 뒤인 11월에 나왔구요.

첫 이야기에 이런 일화가 나옵니다.
세수를 하고 얼굴은 깨끗한 수건으로 닦고 발은 허드레 수건으로 닦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께서 그러셨대요.
"얼굴하고 발하고 똑같지. 다 같은 한 몸인데.
깨끗한 수건으로 닦아야지!"
이 문장 읽으면서 저 역시 머리를 세게 얻어 맞은 느낌이였어요. 신체발부수지부모, 불감훼상효지시야.를 굳이 끌어오지 않더라도 얼굴이나 발이나 한 몸이고, 내 몸인 것을. 왜 사람들은 차별을 당연하다 생각할까요?

이야기는 진단부터 투병생활, 구강암이다보니 드시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해주시거나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시는 음식 이야기 등 어머니와 함께한 3년간의 동행깁니다.

읽는 내내 좀 울컥했어요. 저도 비슷한 경험을 오래전 했었거든요.  저희 어머니께서도 노무현전대통령님께서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던 토요일 오전인 2009년5월23일에 직장암 말기 판정을 받으시고 2년반을 투병하다 2011년10월16일 돌아가셨거든요.
작가분만큼 정성을 다해 캐어  못해 드렸는데, 그나마 위로가 되는건 나름 주어진 여건하에선 최선을 다했다는 자기위안으로 저세상으로 떠나 가시는 어머님 모습이 슬프지만은 않았어요. 돌아가시기 서너달 전부턴 전에 겪으셨던 뇌출혈 영향으로 치매가 오셨고, 급기야는 막내아들인 저를 알아보시지도 못하시더군요.  암으로 인한 통증도 너무 심해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하셨었는데, 이젠 아프지 않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얻게 되었었던거 같아요.  
그나마 작가분 어머님께선 병원이나 요양원 등이 아닌 자신이 오랜 동안 살아오신 집에서 임종을 맞으셨으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런...이야기가 옆으로 또 샜습니다.

책 거의 마지막 부분(307쪽)에, 환하게 웃고 계시는 작가분 어머님 사진이 실려있습니다.  이 사진을 천천히 보다, 세상 모든 어머님의 얼굴은 닮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머니 간병 시간은 필자에겐 인생수업 시간이였데요.  "어머니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스승이였다"는 말처럼, 우리 모두 바쁘다 핑계 대지말고 바로 핸드폰 들고 번호 눌러 그냥 부모님 안부 묻는 전화 한 통화씩 하고 시작하는 하루 되시길 추천드립니다.

올해 75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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