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은 잘들 보내셨나요? 백로가 지나 가을 입구에 접어들었다곤 하지만 아직 한낮엔 덥네요.
아파트 놀이터옆에 재활용품 보관창고가 있는데요. 자꾸 야옹 거리는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창고위에 아가야 고양이가 울고 있었어요. 혼자 올라가진 못했을거 같은데, 아마 엄마가 물어다 올려놓고 안나타나는거 같았어요. 내려주려해도 높이가 높은데다가 사다리도 없고, 사람이 다가가면 경계하고 도망가는 바람에 일단 요기라도 하라고 참치캔을 올려놓았습니다. 엄마가 빨리 나타나야 하는데, 자꾸 신경이 쓰이네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바다출판사, 2023년5월, 볼륨397쪽.
많이 들어본 구절 아니신가요? 윤동주님의 서시에 나오는 구절에서 책이름을 따오셨네요.
하늘은 우주와 법칙, 바람은 시간과 공간, 별은 물질과 에너지, 여기에 시가 아닌 인간을 더하셨네요.
김상욱님은 물리학자로 경희대에 계십니다. '철학하는 물리학자'로 불리는데, 원자의 운동을 기술하는 학문이라는 '양자역학'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자주 강의를 하시더군요. 얼굴도 잘 생기신데다가 목소리도 좋으시더군요. 한참을 동영상 강의에 빠져 보고 있었답니다.
쉽게 친절하게 최대한 설명해 주시지만, 문과출신인 제가 이해하기에는 많이 어렵더라구요.
물론 저도 고등학교시절 과학 4종세트라는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을 맛 본적은 있어요. 물리랑 지구과학이 너무 어려워 화학이랑 생물로 수업받고, 학력고사는 생물로만 치뤘던 기억이 있습니다.당시 문과는 과학 한 과목만 선택해 치르면 되던 시절이였거든요.
저자분께선 "물리학자로서 세상을 이해하려면 물리를 넘어 다양한 학문이 필요하고, 이 책은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경계를 넘는 좌충우돌의 여행기이자,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알고싶은 사람을 위한 지도책"이라 말씀하세요.
이야기는 원자에서 시작해, 지구와 별을 다루는 별 이야기, 생명을 거쳐, 최종적으론 인간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4장, 사이사이엔 신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인간에 대한 세 편의 에세이가 등장하구요. 이 부분이 저는 제일 이해하기 쉬웠어요.
암튼 구체적인 개별 사안에 대해선 이해가 어려웠지만, 저자분께서 하시고자하는 취지는 두 번 정도 읽어보니 넌지시나마 이해할 수 있더군요.
아직 읽지 않았지만, 얼마전 출간된 유시민 작가님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가 바로 이런 느낌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조심히 유추해 봅니다.
책 읽다 화학을 전공한 아들이 이런 공부를 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부하고 실험하는게 만만치 않았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본인 적성엔 맞았을지 모르지만 암튼 대학원까지 공부하느라 고생 많았다는 말 한마디 해주고 싶습니다.
읽고나서 내린 결론 두 가지.
1. 내가 이과로 진로를 잡지않은게 천만다행이다.
2. 과학도 인문학과 통섭하여 서로 다른 분야로 한 발씩 내딛다보면 언젠가 모든 것을 이해하는 날이 올 수 있다.
이과 출신이 아닌 저 같은 문과출신 분들에게 추천 드립니다.
올해 84번째 책읽기.
#하늘과바람과별과인간 #김상욱 #양자역학
#독서기록 #물리학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