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한다네요.
오늘 밤부터 상륙한다는데, 분주히 울려대는 재난문자에 비하면 아직은 평화롭습니다.
집사람은 월요일 오후에 수술받았던 실밥을 제거했구요, 내일쯤 일단 퇴원예정입니다. 입원한지 딱 보름만에 귀가하는건데, 이제 남은건 재활하고 회복 잘해서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2023 제46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최진영외 5인, 문학사상, 2023년2월, 볼륨291쪽.
매년 1월초에 수상작이 발표되고 2월에 출간되는 수상작품집입니다.출간 되자마자 사놓고 정작 읽은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두 번 바뀐 한여름이네요. 제가 게으른거죠.ㅎㅎ
수상작과 작가분의 자선 대표작까지 포함해 총 7편의 중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대상 수상작으로는 최진영님의 [홈 스위트 홈]이 선정되었습니다.
대상 선정이유서에서
"온전한 자신의 집을 갖지 못한 채 살아온 화자가 말기 암진단을 받은 후 얻은 폐가를, 자기만을 위한 공간으로 고쳐 현재의 삶에 충실하려는 간결하면서도 섬세한 문체로 그려 낸 아름다운 작품"이라 밝히고 있습니다.
이 의견에 백퍼 동감. 특히 어렵지 않은 소설이라 더 좋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삶이 얼마 남지않은 현실에서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며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전해져 오구요. 배경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도록 묘사해 주는게 한 편의 정물화를 보는듯한 느낌도 들었구요.
작품을 읽으면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지않다"는 마음도 들었답니다(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차치하그).
작가분께선 이 소설을 통해 '사랑'을 전하고 싶었다고 수상소감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소설을 쓰며 참고했다던 2020년 [시사IN] 기획기사로 실린 다섯편의 시리즈 기사 [죽음의 미래]를 찾아 전부 읽어보았어요. 궁금한건 참지 못하는 저의 오지랍이겠지요.
수상자중 남자분이 두 분 계셨는데요. 2022년 갓 등단한 신인분이신 김기태님의 [세상 모든 바다]라는 작품에도 마음이 끌렸습니다. 재일교포 4세로 자이니치에서 일본인으로 국적을 바꾼 주인공이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현재의 BTS에 버금가는 가상의 11인조 K POP 여성그룹(그룹 이름이 소설 제목인 '세상 모든 바다'입니다)의 영향력, 이로인해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핵발전소 건립반대 등 사회적인 이슈를이야기하고 있네요. 공연장 압사 사고에선 작년 할로윈 데이에 어의 없이 벌어진 이태원 참사가 연상되기도 하구요. 다시 한 번 희생자 분들께 삼가 명복을 빕니다.
같이 실린 다른 작품들도 제 기준으론 한 편을 제외하곤 괜찮다는 느낌을 오랫만에 받은 문학상 수상작품집 이였답니다.
한국 소설문단이 주제가 다양해졌고, 2000년 이후에 등단한 작가들로 주류가 교체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트랜드를 살짝 엿보실 수 있는 작품들이라 생각됩니다.
올해 72번째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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